애플은 언제나 기술 혁신의 선두 주자로 불려왔습니다.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등 세상을 바꾼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혁신'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죠. 하지만 최근 애플의 행보를 보면, 과연 그 혁신이 여전히 유효한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특히 지난 9일(현지시간) 개최된 WWDC 2025(세계개발자회의 2025)는 이러한 의문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쏠렸던 인공지능(AI) 부문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주며, 오히려 12년 만의 OS 디자인 개편만이 눈에 띄었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12년 만의 OS 디자인 변경, '리퀴드 글래스'의 등장
이번 WWDC 2025에서 애플이 가장 크게 내세운 변화는 바로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리퀴드 글래스'의 공개였습니다. '액체 유리'라는 뜻의 리퀴드 글래스는 이름 그대로 유리와 액체를 형상화한 디자인이 적용되어, 알림창, 아이콘, 검색창 등을 반투명으로 흐리게 처리해 창을 열고도 배경화면이 보이도록 한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OS의 기본 디자인 변화는 무려 2013년 이후 12년 만이라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는 시도입니다. 팀 쿡 애플 CEO는 행사에 앞서 "오늘 엄청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한껏 키웠지만, 업계의 시선은 싸늘했습니다. 아름다운 디자인 변화는 환영할 일이지만, 시장이 진정으로 기대했던 것은 차세대 기술, 즉 AI 분야에서의 혁신이었기 때문입니다.
'AI 안식년'이라는 오명, 경쟁사 추격에 급급한 애플 AI
지난해 WWDC에서는 자체 개발 AI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오픈AI와의 협력을 발표하며 큰 주목을 받았던 애플. 하지만 올해는 AI 관련 새로운 발표가 '파운데이션 모델 프레임워크'에 그쳤습니다. 이는 제3자 업체 개발자가 애플의 AI 모델을 자사 앱에 접목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시도이긴 하지만, 사용자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 혁신적인 AI 기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입니다.
게다가 통화, 메시지 등에 추가된 실시간 번역 기능이나 캡처한 화면에 있는 제품을 AI로 검색하는 기능 등은 이미 삼성전자와 구글 등 경쟁업체들이 선보였던 AI 기능을 따라가는 수준이라는 혹평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AI 부활을 포기했다"는 탄식까지 내놓았고, 블룸버그통신 마크 거먼 기자는 "애플은 사실상 AI 갭이어(안식년)를 보내는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불확실성 가중되는 애플의 미래
WWDC 2025 행사 이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1% 하락하며 시장의 차가운 반응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습니다. 디자인 개편이라는 시각적인 변화는 있었지만, 사용 경험에 근본적인 혁신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스마트폰 관세 부과 방침이라는 외부적인 압력까지 겹치면서, 애플의 향후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과거 애플이 보여주었던 '한 방'의 혁신이 실종된 지금, 과연 애플이 AI 시대의 경쟁에서 다시 선두를 차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혁신 실종'이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붙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아름다운 디자인만큼이나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AI 기술의 등장을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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